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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 맛을 결정하는 건 양념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만들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핏물을 얼마나 깔끔하게 빼느냐가 전체 맛을 좌우한다는 걸, 요리를 끝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냉동 소갈비로 담백하고 깔끔한 갈비찜을 만드는 방법, 제가 겪은 시행착오와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핏물 제거: 설탕물 해동이 맹물보다 나은 이유
냉동 갈비를 맹물에 담가두면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제가 직접 써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갈비끼리 뭉쳐서 떼어내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설탕물을 활용했습니다.
설탕물 삼투압(osmotic pressure)이라는 원리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삼투압이란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설탕물에 고기를 담그면 고기 속 혈액과 수분이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설탕 10스푼 정도를 물에 충분히 풀고 냉동 갈비를 담갔더니, 확실히 핏물이 훨씬 빠르게 빠졌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30분쯤 지나면 물을 한 번 갈아주는 것입니다. 갈비가 녹기 시작하면서 서로 붙어 있던 것들이 떨어지는데, 이때 물을 새로 바꿔주면 이미 빠져나온 핏물이 고기에 다시 스며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빠뜨렸을 때와 비교하면 국물 색깔부터 달라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냉동 육류 해동 시 흐르는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해동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삼투압을 활용한 핏물 제거 방식은 이 원칙과도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 설탕 10스푼을 물에 풀어 냉동 갈비를 담근다
- 30분 후 물을 갈아주며 갈비를 하나씩 떼어낸다
- 삼투압 작용으로 핏물이 맹물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빠진다
- 물을 갈지 않으면 빠져나온 핏물이 다시 고기로 스며들 수 있다
설탕물 해동 후 1차 데치기, 소갈비짐 왜 끓는 물이어야 하나
핏물을 뺀 뒤에도 고기에는 불순물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1차 데치기(blanching)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블랜칭이란 짧은 시간 동안 끓는 물에 재료를 넣었다가 꺼내는 조리 전처리 과정으로, 표면의 불순물을 응고시켜 제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여기서 제가 직접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물이 팔팔 끓고 있을 때 고기를 넣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뜨거운 물에 넣는 순간 고기 표면의 단백질 응고(protein coagulation)가 즉각적으로 일어나면서 내부의 혈액과 불순물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아줍니다. 찬물에 넣으면 이 응고 과정이 느리게 진행되면서 그동안 핏물이 국물로 다시 빠져나와 버립니다. 실컷 핏물을 뺐는데 다시 고기에서 핏물이 나오는 셈이죠.
또 하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고기를 헹군 물을 그대로 냄비에 붓지 않는 것입니다. 헹군 물에는 아직 핏물이 섞여 있어서 그게 그대로 들어가면 아까운 수고가 허사가 됩니다. 번거롭더라도 손으로 한 점씩 건져서 끓는 물에 넣는 것이 맞습니다. 대파 두 대, 양파 한 개, 통마늘, 통후추를 함께 넣으면 잡내 제거에도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데치는 시간은 3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 넣어두면 육즙까지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데쳐낸 후에는 흐르는 물에 뼈 사이사이를 꼼꼼히 헹궈주면 겉에 붙어 있는 불순물까지 정리됩니다.
육수 활용: 소갈비 삶은 물이 두 가지 요리가 되는 이유
데친 갈비를 다시 물에 넣고 약 30분간 푹 익힙니다. 저압 냄비(압력솥)가 있으면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일반 냄비로도 충분히 됩니다. 제가 두 냄비를 동시에 써봤는데, 저압 냄비 쪽이 약 25~30분, 일반 냄비는 조금 더 걸렸습니다. 결과물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고기가 익으면 고기만 건져내고 남은 국물은 절대 버리면 안 됩니다. 이게 갈비 육수(bone broth)입니다. 갈비 육수란 뼈와 고기에서 우러난 콜라겐, 미네랄, 감칠맛 성분이 녹아든 국물로, 이걸 버리면 양념에 물을 써야 하는데 깊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건져낸 고기에 간장 베이스 양념과 무, 당근을 넣고 이 육수를 자박하게 부어 10~15분 더 졸이면 갈비찜이 완성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양념이 꽤 단순한데도 국물 맛이 깊었습니다. 간장과 갈비 육수가 만나면서 장조림처럼 깔끔하고 맑은 느낌이 나는데, 진득하고 달콤한 스타일의 갈비찜과는 분명히 다른 결의 맛입니다. 무를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게 잡히면서 고기 맛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남은 갈비 육수는 그냥 두면 아깝습니다. 얇게 썬 무, 파, 꽃소금, 참치액 두 스푼만 넣으면 진한 소고기 무국 한 냄비가 뚝딱 나옵니다. 갈비찜을 만들면서 국까지 한꺼번에 해결되는 셈이라,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이번 레시피에서 가장 마음에 든 지점이었습니다. 한식진흥원 조리 가이드에 따르면 뼈 육수는 영양 성분이 풍부하고 재활용 가치가 높은 식재료로 분류됩니다(출처: 한식진흥원).
자주 묻는 질문
Q. 냉동 갈비 핏물 빼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A. 설탕물을 활용하면 30분씩 두 번, 총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30분 후 물을 한 번 갈아주면서 갈비를 떼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맹물만 쓰면 같은 시간을 써도 핏물이 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데치는 과정을 꼭 해야 하나요? 생략하면 안 되나요?
A. 생략해도 먹을 수는 있지만, 국물이 탁해지고 잡내가 남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단 3분짜리 과정인데 결과물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번거롭더라도 한 번 거치는 것이 낫습니다. 특히 냉동 갈비는 신선육보다 불순물이 더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Q. 저압 냄비 없이 일반 냄비로도 갈비찜이 될까요?
A. 됩니다. 제가 두 가지를 동시에 써봤는데 일반 냄비도 충분히 부드럽게 익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고, 고기 상태를 보면서 조절하면 됩니다. 젓가락으로 찔러봤을 때 큰 저항 없이 들어가면 잘 익은 상태입니다.
Q. 갈비찜 양념을 더 달콤하게 만들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이번 레시피는 장조림에 가까운 담백한 스타일입니다. 단짠 윤기 있는 갈비찜을 선호한다면, 졸이는 마지막 5분 전에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1~2스푼 추가하면 됩니다. 여기에 후춧가루를 조금 더 넣으면 깔끔하면서 칼칼한 맛도 살아납니다.
Q. 남은 갈비 육수로 무국 만들 때 추가 재료가 많이 필요한가요?
A. 거의 필요 없습니다. 얇게 썬 무, 대파, 꽃소금 반 스푼, 참치액 두 스푼이면 끝입니다. 육수 자체에 감칠맛이 이미 충분히 우러나 있어서 별도의 육수 재료를 따로 낼 필요가 없습니다. 제 경험상 갈비찜보다 무국이 더 빨리 동났습니다.
결론
이번 소갈비찜을 만들면서 확실히 느낀 건, 양념보다 손질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삼투압을 이용한 설탕물 해동, 끓는 물에서의 단백질 응고를 활용한 1차 데치기, 갈비 육수를 양념에 재활용하는 방식까지 하나하나가 이유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챙겨도 식당 갈비찜과 다르지 않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진득하고 달달한 갈비찜이 부담스러웠던 분이라면, 이 담백한 스타일이 꽤 다른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남은 육수로 무국까지 만들 수 있으니, 다음에 갈비찜을 만들 때는 육수를 절대 버리지 마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