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조림을 이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솔직히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소금물 전분 제거, 표면 굽기, 자박한 조림 비율. 이 세 가지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 젓가락으로 집어도 무너지지 않고, 씹을수록 감자 본연의 향이 터지는 쫀득한 감자조림이 완성됐습니다. 평소 감자조림이 늘 아쉬웠던 분이라면, 이 글이 그 이유를 설명해 줄 겁니다.왜 감자조림은 자꾸 무너지고 양념만 남을까 — 전분 제거제가 직접 만들어보면서 가장 먼저 부딪혔던 문제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조림이 완성됐을 때 감자는 이미 모서리가 다 뭉개져 있고, 먹고 나면 간장 양념 맛만 기억에 남는 것. 원인을 찾다 보니 결국 전분(澱粉)이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전분이란 감자 세포 안에 가득 찬 탄수화물 덩어리로, 수분과 열을 만나면 호화(糊..
콩나물무침, 솔직히 그냥 데쳐서 무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고 나면 물이 잔뜩 생기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향이 빠져버리는 경험, 저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이번에 조리 방식을 바꿔봤더니 콩나물 한 봉지가 완전히 다른 반찬이 됐습니다. 핵심은 딱 두 가지, 증기로 짧게 익히는 것과 찬물에 헹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증기조리로 콩나물 향을 살리는 법콩나물을 익힐 때 물을 넉넉히 붓고 삶는 방식이 익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방식이 오히려 콩나물 본연의 향을 물 속으로 날려버리는 주범이었습니다. 이번에 시도한 방식은 냄비에 물을 150~200ml만 넣고 뚜껑을 닫아 증기로 익히는 증기조리(Steam Cooking) 방식입니다. 여기서 증기조리란 재료가 물에 잠기는 ..
꽈리고추찜이 실패하는 이유, 혹시 가루 묻히는 방법 때문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제가 직접 만들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문제는 가루가 아니라 수분 조절과 온도 관리에 있었습니다. 밑간 한 단계가 찹쌀가루의 밀착도를 완전히 바꿔놓았고, 식히는 타이밍 하나가 양념의 농도를 결정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실패하고 수정하며 얻은 순서와 이유를 그대로 풀어드립니다.꽈리고추 손질법, 씻는 순서부터 틀렸습니다꽈리고추를 손질할 때 꼭지를 먼저 떼고 씻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순서가 찜 요리에서는 결정적인 실수였습니다.꼭지를 먼저 떼면 씻는 과정에서 고추 내부로 물이 들어갑니다. 이 상태로 쪄내면 내부에 고인 물이 빠져나오면서 찹쌀 옷이 흐물해지고, 양념을 버무려도 금방 묽..
김치볶음에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넣는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냥 기름에 볶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신김치 550g 기준으로, 순서 하나만 바꿔도 맛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파기름 - 볶기 전 준비가 맛을 결정한다김치볶음이 집집마다 맛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준비 단계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기름 두르고 바로 김치를 넣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이번에 파기름을 먼저 내는 방식을 써봤습니다. 파기름이란 대파를 먼저 기름에 볶아 파 향을 기름에 충분히 배게 한 뒤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나면서 파의 당 성분과 아미노산이 결합해 특유의 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