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는 매년 추석마다 동그랑땡을 태워 먹었습니다. 겉이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속이 안 익고, 속까지 익히려 하면 어김없이 겉이 까맣게 타버렸죠. 그런데 이번에 반죽을 찜기에 먼저 쪄보니, 팬 앞에서 그 오랜 시간 씨름하던 게 단숨에 해결됐습니다. 명절 전 부치기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공정의 순서였다는 걸, 몸으로 확인한 명절이었습니다.수분 제거, 전 반죽의 성패를 가르는 첫 단계제가 직접 만들어보니, 동그랑땡 반죽이 질척거리는 이유는 거의 예외 없이 두부와 채소의 수분 처리 실패에서 비롯됐습니다. 두부는 면보에 싸서 있는 힘껏 짜야 하는데, 어중간하게 누르면 반죽 전체가 묽어집니다. 실제로 두부 한 모에서 짜내는 수분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저는 이번에 두 손으로 꽉 쥐어짜는 방식으..
명절 음식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가 뭘까요? 저도 그 생각에 오래 붙잡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 통영식 나물 일곱 가지와 해물 탕국, 차돌 불고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나서 그 편견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방법을 조금만 바꾸면 명절 음식도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차릴 수 있었습니다.나물 손질, 얼마나 알고 계셨나요?나물 요리에서 가장 많이 막히는 지점이 어디냐고 물으면, 저는 망설임 없이 손질이라고 답합니다. 데치는 것보다 그 전 단계가 훨씬 중요하거든요.방풍나물은 굵은 줄기를 제거하고 잎 위주로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서 방풍나물이란, 독특한 향을 가진 해안 지방 채소로 통영식 나물의 핵심 재료입니다. 줄기가 굵은 부분을 그대로 넣으면 씹을 때 질긴 식감이 나물 전체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립니다.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