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는 매년 추석마다 동그랑땡을 태워 먹었습니다. 겉이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속이 안 익고, 속까지 익히려 하면 어김없이 겉이 까맣게 타버렸죠. 그런데 이번에 반죽을 찜기에 먼저 쪄보니, 팬 앞에서 그 오랜 시간 씨름하던 게 단숨에 해결됐습니다. 명절 전 부치기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공정의 순서였다는 걸, 몸으로 확인한 명절이었습니다.수분 제거, 전 반죽의 성패를 가르는 첫 단계제가 직접 만들어보니, 동그랑땡 반죽이 질척거리는 이유는 거의 예외 없이 두부와 채소의 수분 처리 실패에서 비롯됐습니다. 두부는 면보에 싸서 있는 힘껏 짜야 하는데, 어중간하게 누르면 반죽 전체가 묽어집니다. 실제로 두부 한 모에서 짜내는 수분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저는 이번에 두 손으로 꽉 쥐어짜는 방식으..
감자전분 반 컵이 동그랑땡의 식감을 완전히 바꿔놓는다는 걸, 제가 직접 만들어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명절마다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 반복되던 저의 동그랑땡이, 재료 세 가지를 바꾸는 것만으로 훨씬 달라졌습니다.연겨자 밑간, 고기 잡내를 잡는 첫 번째 열쇠동그랑땡의 베이스는 다진 돼지고기 500g과 다진 소고기 200g을 섞는 데서 출발합니다. 두 가지 고기를 섞으면 돼지고기만 썼을 때보다 맛에 깊이가 생기는데, 제가 몇 번 시도해보니 이 비율이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지점을 잘 잡아주는 것 같았습니다.밑간은 설탕 1스푼, 미림 3스푼, 진간장 1스푼으로 구성합니다. 여기서 설탕은 고기의 결착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결착력이란 재료들이 서로 잘 붙어 반죽이 쉽게 풀어지지 않는 성질을 말하는데,..
두부전이라고 하면 흔히 '부드럽고 심심한 반찬' 정도로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새우를 직접 다져 넣고 두부의 수분을 완전히 짜낸 이 전을 처음 부쳐봤을 때, 그 고정관념이 단번에 깨졌습니다. 겉은 노릇하고 안은 쫀득하면서 새우살이 씹히는 그 맛,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새우 손질,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두부새우전을 처음 만들기로 했을 때, 솔직히 새우 손질 과정을 보고 잠깐 망설였습니다. 머리 제거, 꼬리 제거, 껍질 벗기기, 내장 제거, 소금 세척까지 — 단계가 꽤 많았거든요.그런데 제가 직접 해봤는데, 내장 제거가 진짜 핵심이었습니다. 새우 등을 과일 칼로 얕게 갈라 열면 검은 선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소화관(내장)입니다. 여기서 소화관이란 새우가 먹이를 소화시..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애호박에 새우를 넣는다고 얼마나 달라질까 싶었거든요. 근데 막상 감자전분만으로 반죽을 잡아 구워냈더니, 밀가루 전과는 결이 전혀 다른 전이 팬에서 노릇하게 익어올랐습니다. 명절 전으로도, 평일 반찬으로도 두루 쓸 수 있는 새우 애호박전 — 재료 선택부터 수분 조절까지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담았습니다.명절전, 꼭 동그랑땡이어야 할까저도 처음엔 명절이라고 하면 동그랑땡이나 동태전처럼 익숙한 레퍼토리부터 꺼냈습니다. 그게 "명절 냄새"라고 느껴왔으니까요. 그러다 냉동실에 흰다리새우 250g과 애호박 하나가 같이 눈에 들어온 순간, 조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흰다리새우(Litopenaeus vannamei)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냉동 새우 중 가장 대중적인 품종으로,..
한 때 녹두빈대떡을 너~~무 좋아했는데요, 요즘들어 빈대떡 가게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이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해 보려구 레시피를 찾던 중 이 방법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완성된 빈대떡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그 아삭한 식감이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습니다.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겉바속촉, 즉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녹두빈대떡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날이었습니다.녹두 손질 -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녹두빈대떡을 처음 만들 때 가장 막막했던 단계는 역시 녹두 손질이었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거피녹두(去皮綠豆)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거피녹두란 녹두의 외피를 미리 제거한 제품으로, 쉽게 말해 껍질을 벗긴 녹두입니다. 껍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일반 녹두로 전을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