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멸치를 15분 우려내는 방식으로는 육수의 절반 이상을 버리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멸치를 그냥 건져내 버리는 순간 그 안에 녹아있던 영양과 감칠맛 성분이 상당량 사라집니다. 저도 처음 이 방식을 접했을 때 "이걸 왜 진작 몰랐나" 싶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확한 원리였습니다.멸치가루의 활용 - 감칠맛의 차이멸치의 핵심 성분은 이노신산(IMP)입니다. 이노신산이란 핵산계 감칠맛 물질로, 일본 우마미 연구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된 5대 감칠맛 성분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이 성분이 열수 추출 방식, 즉 물에 우려내는 방식으로는 전부 용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열수 추출이란 뜨거운 물로 식재료 안의 성분을 녹여내는 전통적인 육수 조리법을 말합니다. 건멸치를 끓인 뒤 건져내면 결국 멸치 자체에 잔류하는..
고깃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뚝배기 된장찌개, 집에서 따라 끓여보면 왜인지 그 맛이 안 납니다. 재료는 비슷한데 뭔가 허전하고 맹맹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 이유를 몰랐는데, 쌈장 비율과 볶음 공법이라는 두 가지를 알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쌈장 비율 - 집 된장찌개가 고깃집 맛이 안 나는 이유가 핵심이었습니다고깃집 된장찌개가 집에서 만든 것보다 유독 맛있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된장만 단독으로 사용하느냐, 아니면 쌈장을 함께 넣느냐입니다. 된장만 쓰면 구수하긴 한데 자칫 투박하고 텁텁한 맛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반면 쌈장에는 간장, 참기름, 설탕 같은 부재료가 이미 혼합되어 있어서 자연스러운 감칠맛과 단맛이 더해집니다. 된장 2 : 쌈장 1.5 비율로..
명절 하면 바로 생각 나는 음식 중에서는 저는 소고기무국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항상 저희집은 아빠가 소고기무국을 직접 끌여주셨거든요~ 그런데 아빠가 알려준 똑같은 레시피로 내가 하면 그 맛이 안 나더라구요. 명절 전날 밤, 큰 냄비 앞에 서서 소고기를 볶다가 "이게 맞나?" 싶었던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이번에 처음으로 고기를 볶지 않고 소고기무국을 끓여봤는데, 결과가 꽤 달라서 그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핏물 제거부터 감칠맛 잡는 법까지, 순서 하나가 국물 전체를 바꿉니다.특급 비법 - 고기를 볶지 않아야 하는 이유와 핏물 제거부터 다시 보기소고기무국을 끓일 때 고기를 먼저 볶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볶으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나 고소..
부추 하면 김치나 전만 떠올리고 계셨나요?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데치고, 비비고, 찌는 방식으로 부추를 쓰다 보니 이 재료가 생각보다 훨씬 넓은 식재료였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피를 맑게 하고 기력을 채워주는 부추, 지금부터 부추의 세 가지 활용법을 풀어보겠습니다.부추부침 - 고춧가루 없이도 맛이 일품이다부추무침에 꼭 고춧가루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면, 한 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오래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는데, 된장을 넣어 무쳐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부추 400g을 5cm 길이로 썰어 끓는 물에 천일염 한 스푼으로 밑간을 한 다음 두 번에 나눠 살짝 데쳐줍니다. 여기서 블랜칭(Blanching)이라는 조리 기법이 적용됩니다. 블랜칭이란 채소를 끓는 물에 짧게..
토마토와 달걀, 딱 두 가지 재료만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는 반찬이 있습니다. 처음 양꼬치집에서 이 요리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토마토가 이렇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거든요. 재료도 단순하고 과정도 어렵지 않은데, 포인트 하나를 놓치면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재료 선택 - 맛을 결정한다토마토달걀볶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재료 선택입니다. 마트에서 아무 토마토나 사다 쓰면 실망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수분이 많고 밍밍한 토마토로 볶으면 국물이 너무 많이 생기고 풍미가 살지 않습니다. 이 요리에 가장 잘 맞는 것이 대저토마토입니다. 대저토마토란 부산 강서구 대저 지역에서 재배되는 토마토 품종으로, 일반 토마토보다 당도와 산..
김치볶음에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넣는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냥 기름에 볶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신김치 550g 기준으로, 순서 하나만 바꿔도 맛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파기름 - 볶기 전 준비가 맛을 결정한다김치볶음이 집집마다 맛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준비 단계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기름 두르고 바로 김치를 넣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이번에 파기름을 먼저 내는 방식을 써봤습니다. 파기름이란 대파를 먼저 기름에 볶아 파 향을 기름에 충분히 배게 한 뒤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나면서 파의 당 성분과 아미노산이 결합해 특유의 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