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떡볶이에 고기를 넣는다는 발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도 한우 힘줄, 즉 스지를요. 어느 날 우연히 모자(母子)가 함께 만드는 요리 영상을 보다가 스지 매콤 떡볶이, 차돌박이 깍두기 볶음밥, 그리고 15분 완성 차돌 갈비탕까지 이어지는 한우 특수부위 풀코스를 접했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 직접 만들어봤는데, 이건 제 집밥 레퍼토리를 완전히 바꿔놓은 경험이었습니다.스지 떡볶이 — 한우 특수 부위 힘줄이 가래떡을 만났을 때제가 처음 스지 떡볶이라는 조합을 봤을 때 솔직히 "이게 된다고?" 싶었습니다. 스지(스지)란 소의 힘줄 부위로, 콜라겐이 풍부해 오래 삶으면 특유의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나는 특수부위입니다. 차갑게 식히면 단면이 가래떡과 흡사할 정도로 식감이 닮아있어서, 떡볶이..
집에서 돼지불고기를 만들 때마다 국물이 자작하게 남거나 고기가 퍽퍽해져서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뒷다리살을 제대로 연육하고 수분을 바싹 졸여내는 방식으로 만들어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사식당에서 먹던 돼지불백 특유의 짭조름하고 달콤한 맛이 집 주방에서 그대로 나왔거든요.연육 — 뒷다리살을 부드럽게 만드는 핵심 원리돼지 뒷다리살은 지방이 적어 부담이 없는 대신, 잘못 만지면 금세 질기고 퍽퍽해집니다. 처음에 제가 이 부위로 불고기를 시도했을 때 딱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연육(Tenderizing), 즉 고기의 단백질 조직을 물리적·화학적으로 분해해 조직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에 좀 더 신경 쓰기 시작했습니다.배를 활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배에는 단백질..
연매출 11억을 기록했다는 대전식 두부두루치기 맛집이 화제가 된 적 있습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두부 요리 하나로 그 매출이 가능하다고? 직접 만들어 보고 나서야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배경 - 두부조림과 두부두루치기, 뭐가 다를까두부조림과 두부두루치기를 같은 요리로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먹어보고 나서 꽤 다른 요리라고 느꼈습니다. 결정적 차이는 양념의 비율과 용도에 있습니다.일반적인 두부조림은 두부가 주인공이고 양념은 두부에 배어드는 정도로만 씁니다. 반면 두부두루치기는 양념장 자체가 하나의 요리처럼 기능합니다. 두부를 다 건져 먹은 뒤에도 냄비 안에 넉넉한 양념국물이 남아있고, 거기에 당면 사리나 면 사리를 추가하거나 밥을 볶아먹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두부는..
감자탕에 돼지등뼈가 없으면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등뼈를 구하지 못해 몇 번이나 포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돼지 뒷다리살로도 충분히 감자탕을 재현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그 편견이 깨졌습니다. 핵심은 재료가 아니라 조리 시간과 풍미를 살리는 순서에 있었습니다.대체 재료로 시작하는 감자탕, 뒷다리살이면 충분합니다제가 처음 뒷다리살로 감자탕을 시도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등뼈 특유의 콜라겐이 우러나는 진한 육수가 나올 리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돼지 뒷다리살의 가장 큰 특성은 지방 함량이 낮다는 점입니다. 이 말은 곧 오래 삶지 않으면 퍽퍽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 경험상 1시간 20분이라는 조리 시간이 핵심이었습니다. ..
수육 하면 무조건 물에 삶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된장 한 숟갈, 커피 조금, 마늘이랑 양파 넣고 끓여내는 그 방식 말입니다. 그런데 물을 한 방울도 안 넣고, 고기에 양념을 직접 발라서 채소 수분으로만 익히는 방식을 보는 순간, 제가 알던 수육의 공식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직접 따라 해봤는데, 결과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무수분 조리 - 물 없이 고기를 익힌다는 것수육을 오래 삶아본 분들은 알겠지만, 물에 오래 끓이면 잡내는 잡히는 대신 고기 자체의 맛 성분이 국물 쪽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고기는 부드럽지만 어딘가 밋밋하다는 인상, 저도 그게 항상 아쉬웠습니다.이번에 접한 조리법은 무수분 조리 방식입니다. 무수분 조리란 물을 별도로 넣지 않고, 식재료 자체에서 나오는 수분..
냉동실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 집이나 한 봉지씩은 나오는 것이 북어채입니다. 해장국 끓이려고 사뒀다가 반쯤 쓰고 잊어버린 그것 말입니다. 저도 얼마 전 딱 그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직접 북어채무침을 만들어 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는 재료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손질과 밑간 과정이 맛의 완성도를 결정한다는 사실도요.손질법과 감칠맛 보존: 생각보다 디테일이 중요합니다북어채를 처음 손질할 때 저는 그냥 흐르는 물에 빡빡 씻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북어채의 핵심 맛 성분은 이노신산(IMP)과 글루탐산 계열의 아미노산입니다. 이 성분들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칠맛을 만들어 내는데, 수용성이라 물에 오래 닿을수록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