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김밥을 잘 만들려면 재료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엉, 시금치, 당근, 어묵, 게맛살까지 잔뜩 준비하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김밥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김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김밥이 나온다는 걸 처음 접했을 때, 그 단순함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묵은지, 스팸, 계란, 치즈. 딱 네 가지 재료인데도 완성된 김밥 앞에서 군침이 도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김치김밥에서 맛의 80%는 김치가 결정합니다. 갓 담근 김치가 아니라 잘 익은 묵은지를 쓰느냐 아니냐가 결과물을 완전히 갈라놓는다는 걸, 제가 직접 만들어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김치 선택 - 묵은지로 활용하는 김치김밥김치김밥을 처음 만들어봤을 때 저는 냉장고에 있던 갓 담근 포기김치를 썼습니다. ..
잡채요리는 당면은 미리 불려야 한다는 말,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간장과 식용유를 넣은 물에 바로 삶아버리면 불림 과정 전체가 생략된다는 걸 알고 나서 솔직히 처음엔 "이게 진짜 되는 방법인가?" 싶었습니다. 장기간 반찬가게를 운영한 분의 실전 레시피인데, 써보니 결과물이 꽤 달랐습니다.당면 삶기 - 당면 불림 생략, 왜 가능한가당면은 원래 전분 호화(糊化) 과정이 필요합니다. 전분 호화란 녹말 입자가 수분과 열을 만나 팽윤되면서 부드럽고 탄력 있는 상태로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보통 물에 1시간 이상 불리면 이 과정이 미리 시작되어 이후 볶는 시간이 짧아지는 거죠. 그런데 이번 레시피는 이 호화 단계를 삶는 과정 하나로 합쳐버립니다. 간장, 식용유, 물엿을 넣은 끓는 물에 당면..
냉장고를 열었는데 계란 몇 개밖에 없을 때, 저는 늘 그냥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계란을 탁 깨 넣었습니다.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같은 계란이라도 볶는 순서 하나, 간장 넣는 위치 하나가 맛을 완전히 바꿔놓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장 단순한 재료로 만드는 음식일수록 오히려 조리법의 차이가 맛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 계란밥 하나로 다시 확인했습니다.파기름 - 계란후라이가 밍밍했던 이유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계란후라이가 심심하면 간장을 더 뿌리면 되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간이 아니라 향이었습니다. 계란 자체는 맛이 강한 식재료가 아닙니다.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자체적인 향미는 약한 편이라서 함께 볶이는 재료에서 풍미를 끌어와야 제맛..
제육볶음을 집에서 몇 번이나 만들어봤는데 왜 식당 맛이 안 나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레시피대로 했고, 고추장도 넣었고, 야채도 넣었는데 뭔가 항상 허전한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재료 문제가 아니라 소스 구성과 재료 배합 방식의 문제였다는 걸, 실제로 업소용 레시피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이해했습니다.감칠맛 - 식당 맛이 나지 않는 이유일반적으로 제육볶음은 고추장, 간장, 설탕이면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세 가지만으로는 어딘가 평면적인 맛이 납니다. 제가 오랫동안 놓쳤던 건 바로 감칠맛의 층위였습니다. 감칠맛(Umami)이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에 이어 다섯 번째 기본 맛으로 분류되는 맛으로, 고기나 발효 식품, 해산물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글루타민산이 그 핵심 성분입니다. 쉽..
고깃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뚝배기 된장찌개, 집에서 따라 끓여보면 왜인지 그 맛이 안 납니다. 재료는 비슷한데 뭔가 허전하고 맹맹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 이유를 몰랐는데, 쌈장 비율과 볶음 공법이라는 두 가지를 알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쌈장 비율 - 집 된장찌개가 고깃집 맛이 안 나는 이유가 핵심이었습니다고깃집 된장찌개가 집에서 만든 것보다 유독 맛있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된장만 단독으로 사용하느냐, 아니면 쌈장을 함께 넣느냐입니다. 된장만 쓰면 구수하긴 한데 자칫 투박하고 텁텁한 맛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반면 쌈장에는 간장, 참기름, 설탕 같은 부재료가 이미 혼합되어 있어서 자연스러운 감칠맛과 단맛이 더해집니다. 된장 2 : 쌈장 1.5 비율로..
솔직히 처음엔 "당근으로 잡채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평소 저는 당근을 볶음밥에 조금 넣거나 카레에 섞는 정도로만 보조 재로로만 쓰고 있었는데, 당근 자체가 주재료가 되는 요리라니 굉장히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완성도 있는 맛이 나서, 꼭 소개 해드리고 싶었습니다.재료 손질 - 당근잡채의 맛을 결정한다당근 손질 시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당근은 길게 채 썰어야 잡채 특유의 질감이 살아납니다.소금 두 꼬집으로 3분 절임 후 볶으면 수분 조절이 자연스럽게 됩니다.피망, 표고버섯 등 부재료도 당근과 같은 두께로 맞춰야 식감이 균일합니다.닭가슴살은 편의점 제품을 활용하면 간편하게 결 방향으로 찢어 넣을 수 있습니다.손질한 당근에 소금으로 절여두면 자연스럽..